[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윗선서 검찰조사때 거짓말 지시” 고명진 진술

입력 2012-02-09 19:07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출신 고명진(40)씨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 고승덕 의원실에서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려받은 뒤 이 사실을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고씨는 돌려받은 돈 봉투를 당시 캠프 재정을 총괄했던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그동안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사실만 인정했을 뿐 “300만원은 내가 개인적으로 썼고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왔다.

고씨가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박 의장과 김 수석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도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고 의원실에 전달된 300만원을 박 의장이 직접 마련해 캠프에 제공했다는 정황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언론사에 전달한 ‘고백의 글’에서 “책임있는 분이 자기가 가진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혀 윗선의 압력이나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고씨로부터 “윗선에서 ‘검찰조사 때 사실을 밝히지 말고 거짓말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누리당 모 의원실 관계자 A씨는 “2008년 전당대회 직전 7월쯤 의원회관에 있었는데 당시 김효재 의원 보좌관 K씨가 들어와 30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하고 갔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돈 봉투를 받을 당시 K씨로부터 함께 받은 ‘박희태’ 명함을 물증으로 제시했다. 》관련기사 4면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