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정국 불안 심화…“대통령 하야는 쿠데타 때문” 지지자들 폭동
입력 2012-02-09 00:21
몰디브에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전격 하야한 것이 쿠데타 때문으로 알려지자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등 정국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8일 AF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전날 하야를 발표한 것은 군부와 경찰이 쿠데타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군 사령부를 방문했을 때 군·경이 이미 상황을 접수한 상태였으며 대통령 권한대행인 모하메드 와히드도 이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몰디브민주당(MDP)도 성명에서 나시드 전 대통령의 사임이 강제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일이 사실상 정부 전복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 수천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 또 일부 시위대는 평소 나시드를 비판해왔던 민영 방송국을 습격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이날 2000여명의 MDP 당원들이 모인 가운데 와히드가 즉각 사임할 것과 사법 당국이 쿠데타 세력에 대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와히드 대통령 대행은 나시드의 쿠데타 주장을 일축했으며 신임 국방 장관 등 새 각료 인선에 착수했다.
일부 여행사 관계자들은 몰디브의 정치 불안 때문에 관광객들이 몰디브 여행을 꺼리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