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 무가빈 “서울대, 좀 더 열린 곳 됐으면…”

입력 2012-02-08 19:26

“10여년간 외국인 교수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가 좀 더 열린 곳이 됐으면 좋겠네요.”

서울대 최초의 순수 외국인 교수인 데미언 무가빈(65)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가 7년간의 서울대 생활을 마치고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그는 고국 호주로 출국하기 앞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과의 이별은 슬프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미래가 있지 않느냐”며 학교를 떠나는 아쉬움을 담담히 달랬다.

조경계획·설계 분야 전문가인 무가빈 교수는 싱가포르 국립대학에 재직하다 2001년 서울대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2004년 자녀 교육 문제로 잠시 사임했지만 2009년 돌아와 지난해까지 교단에 섰다. 서울대는 1999년부터 외국인 교수를 임용했지만 무가빈 교수 이전에는 모두 한국계 외국 국적 보유자였다.

무가빈 교수는 외국인 교수들이 학과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등 괄목할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의 외국인 전임교수는 80명이 넘는다. 그는 “2001년 수원캠퍼스에 왔을 때는 영어로 돼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어디에서도 영어를 접할 수 있다. 서울대가 국제적 대학이 되려고 노력한다는 좋은 지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가빈 교수는 “서울대가 좀 더 열린 곳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 단과대에서 외국인 연구자들은 한국어 시험을 봐야 하는데 이는 낡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