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지는 하청 건설사들… 2011년 3600여곳 문닫았다
입력 2012-02-08 19:25
계속되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지난해 하청·재하청을 받는 전문건설업체 3600여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건설사들은 여전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발목이 잡혀있다.
8일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문건설업체 3637곳이 사라졌다. 145개 업체는 부도를 맞았고 2467곳은 경영난으로 건설업 등록을 자진 반납한 뒤 폐업했으며 1025곳은 등록을 말소당했다.
협회 관계자는 “부실공사 등 위법행위로 등록 말소된 경우도 있지만 최근 법정자본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말소당한 사례가 늘어 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회원사 관계자 1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도급자의 불법·불공정 행위가 여전했다고 전했다.
전문건설업체가 원도급자에게 공사대금을 받는 데는 평균 27.5일이 소요돼 법적기한인 15일의 2배 가까이 걸렸다. 재입찰과 이중계약서 작성 등을 통해 ‘가격 후려치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33%에 달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화와 건설산업의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은 2010년 말 66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58조6000억원으로 줄었지만 PF 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사들은 PF 대출 지급보증으로 막대한 우발채무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0대 건설사의 우발채무는 최저 3000억원에서 최대 3조3000억원에 이른다. 10개 대형사 중 2008년보다 우발채무가 늘어난 회사는 5개나 됐다. A건설사는 우발채무 규모가 2008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 1조8000억원으로, B건설사는 같은 기간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