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이운재, 아시아 최고 수문장 세계가 인정

입력 2012-02-08 19:25


‘거미손’ 이운재(39)가 아시아 최고 골키퍼로 다시 한번 인정을 받았다.

이운재는 8일 국제축구역사통계재단(IFFHS)이 발표한 ‘21세기 최고의 골키퍼’ 순위에서 평점 13점을 받아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높은 공동 41위에 올랐다. IFFHS는 전 세계 80여개국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골키퍼 순위를 매겼다.

이운재는 아시아 2위이자 전체 60위에 오른 모하메드 샤크르 아흐메드(카타르·평점 7)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아시아 ‘넘버원’ 자리를 차지했다.

이운재는 IFFHS가 지난달 발표한 ‘최근 25년간(1987∼2011년) 활약한 골키퍼’ 부문에서 아시아 선수 중 1위(전체 77위)로 꼽힌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아시아 1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골키퍼로 인정받았다.

이운재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키퍼다. 이운재하면 떠올리는 장면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일 것이다. 이운재는 0-0으로 비긴 뒤 치른 승부차기에서 호아킨의 슛을 막아 내 4강 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당시 두 손을 모은 승리 세리머니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이운재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변함없이 한국의 수문장으로 활약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23명의 태극 전사 중 한 명으로 참가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후배 정성룡(27·수원 삼성)에게 주전자리를 내줬으나 벤치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한국의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그는 현재도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1996년 프로 입단 이후 2010년까지 수원 삼성에서만 뛰었던 이운재는 지난해 전남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팀 주장을 맡은 이운재는 베테랑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며 지난 시즌 29실점에 불과해 전남을 K리그 최소실점 팀으로 만들었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1위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명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199점을 얻어 최고 골키퍼로 평가됐고, 스페인의 이케르 카시야스(197점·레알 마드리드)가 2점 차로 2위를 차지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