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2000 탈환 코스피… ‘봄 기운’ 살랑인다

입력 2012-02-08 21:36


코스피지수가 8일 2000선 고지를 다시 회복했다. 지난해 8월 4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14포인트(1.12%) 오른 2003.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이 강세장으로 들어선 모양새다. 연초부터 이달 8일까지 총 25영업일 가운데 지수가 하락한 것은 9일에 불과한 데다 상승폭이 하락폭을 꾸준히 웃돌면서 지수는 지난 1월 2일 1826.37에서 2003.73로 연초 대비 177.36포인트(9.71%)나 솟구쳤다.

◇글로벌 유동성 장세=강세장의 주역은 외국인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3977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올 들어 총 순매수 규모가 8조5000억원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도액이 9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거의 지난해 순매도액 규모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계 자금은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유럽계 자금은 대폭 순매도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계가 유동성 확보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들어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순매수 규모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계 금융기관에 저리·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을 추진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경제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지만 유럽계 은행들은 적어도 유동성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초저금리 기조 유지를 결정함으로써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주식시장에 속속 유입되고 있다.

◇지수 상승세로 이어질까=코스피지수는 지금까지 2000선 돌파 이후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번번이 주저앉았다. 2007년 10월의 2000선 돌파는 거품 성향이 적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라고 할 수 있는 당시 미국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즈의 2008년 3월 파산 등 영향을 받아 랠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2010년 12월 14일 두 번째 2000선 돌파 이후 2011년 5월 2일 2228.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국 경제의 미약한 회복세,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다시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지난해 8월 4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수는 상승세로 반전됐고 2000선 재탈환을 맞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의 꾸준한 상승은 고무적인 변화다. 현재 국내 경기가 저점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지만 성장 동력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가 그만큼 좋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미국 경기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럽 재정위기가 수습될 경우 증권업계에서는 2100선 돌파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럽 동향이 여전히 변수라는 지적이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