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논리에 내몰린 소시민들의 삶… ‘현장르포 동행-비닐하우스 네 식구의 다시서기’
입력 2012-02-08 18:22
현장르포 동행-비닐하우스 네 식구의 다시서기(KBS 1TV·9일 밤 11시40분)
경기도 고양시의 비닐하우스에서 4년째 살고 있는 두희(47)씨 가족은 개발논리에 내몰린 소시민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두희씨는 과수원집 아들로 유복한 편이었다. 고교 졸업 무렵 과수원이 재개발되면서 보상을 받아 번화가에 상가건물을 갖게 된 두희씨는 연실(47)씨를 만나 결혼했다. 연년생으로 아들 둘을 낳을 때까지 여유롭게 살았지만, 2000년 연실씨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풍비박산이 났다.
죄책감에 집을 나갔던 연실씨와 2004년 재결합한 두희씨는 보증금 500만원짜리 월세 집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주변에 있던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급등하는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저렴한 이곳으로 들어왔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5만원.
비닐하우스 짓는 일을 하는 두희씨는 겨울에는 일이 없다. 일용직 일을 맡고 있는 연실씨는 지난해 6월 일어난 사고로 오른쪽 눈에 마비사시 증상이 생겼다. 벌이가 시원찮으니 전기세와 월세는 점점 밀리고, 대출금은 늘어만 간다. 갚을 빚도 만만치 않은 형편이니 이사는 꿈도 꾸지 못 한다.
몸이 불편한 엄마가 걱정돼서 매일 밤 마중을 나가는 둘째 아들 재완(15)이는 엄마가 언제든지 편하게 일을 시킬 수 있는 신데렐라 같은 아들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들 가족은 비닐하우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