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1회생 두 원로, 50여년을 돌고 돌아 명예 졸업장
입력 2012-02-08 21:34
한남대학교 첫 신입생이면서도 학사모를 쓸 수 없었던 동문들이 50여년 만에 명예 졸업장을 받는다.
한남대(총장 김형태)는 10일 오전 대전 오정동 교내 성지관에서 열리는 2011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1956년 개교와 함께 입학한 1회 신입생 최기만(80·한국외항선교회 상임회장) 목사와 김상태(75·모스크바장로회신학대학교 객원교수·서울 면목교회) 장로에게 명예 학사학위를 수여한다고 8일 밝혔다.
최 목사는 56년 4월10일 한남대의 전신인 대전기독학관 성문학과에 제1회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59년 신입생부터 학위증명서가 주어져 그 당시 학위를 받지 못하고 학교의 권유로 59년 서울 숭실대학 철학과 3학년에 편입, 61년 철학과 학위증을 받았다.
최 목사는 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전쟁 중 포탄을 맞은 최 목사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준 독실한 크리스천 유명단 대위를 만나게 된다. 이 만남이 계속 이어져 53년 대전 육삼육군병원에서 근무하던 유 소령의 부름으로 대전에 올라 온 그해 성탄절 날 세례를 받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최 목사는 87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시에 소재한 훼이스신학대학에 진학해 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장로 역시 56년 4월 대전기독학관 성문학과 제1회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최 목사와 같이 3년간의 학업 후 학위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교의 제안으로 숭실대 사학과로 편입 졸업을 하게 된다. 이후 고려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동국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95년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 시장으로부터 명예 시민증을 받고 루이지애나주 침례대학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목사는 “한남대 졸업장은 없지만 언제나 졸업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반세기를 살아왔다”며 “뒤늦게나마 젊은 날의 시작이었던 모교로부터 졸업장을 받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한남대의 산증인으로 모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컸는데 이에 대한 보답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김 장로 또한 “대전기독학관 학생으로 입학해 50여년 만에 학위증을 받게 돼 학교 측에 감사하다”며 “이제 졸업생으로 모교 발전을 위해 더욱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대는 최 목사와 김 장로 외에 56∼58년 입학, 학위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도 학위증명서를 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