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세계여자 단체전
입력 2012-02-08 18:02
세계여자바둑 단체전이 열렸다. 지난해 중국의 후원으로 시작된 제1회 황룡사 가원배가 올해 2회째를 맞아 황룡사 쌍등배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 연승대항전으로 펼쳐졌다. 각국 5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먼저 국가별 한국랭킹시드로 1, 2위인 박지은과 최정이 받았다. 나머지 3장의 티켓은 상위랭커 12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지난해 여자 최초로 삼성화재배 세계대회 16강에 진출했던 박지연과 광저우아시안게임(2010년) 금메달리스트 이슬아, 그리고 스포츠어코드(2011년) 한국 대표로 선발됐던 김혜민의 손에 쥐어졌다.
중국 대표로는 지난해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모국으로 돌아간 루이나이웨이를 필두로 리허, 탕이, 왕천싱, 위즈잉이 출전했다. 일본 대표로는 요시다 미카, 야시로 구미코, 씨에이민, 무카이 치아키, 만나미 나오로 결정됐다.
지난 1일 시작된 첫 번째 대국은 한국과 일본의 대결. 한국은 첫 번째 주자로 가장 어린 최정을 내세웠다. 2010년 만 13세로 프로에 입문한 최정은 2011년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에서 8연승의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여류기성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얼마 전 벌어진 여류명인전에서 만 15세 나이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바둑 타이틀전 최연소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상대인 요시다 미카 역시 1990년대 중반 일본 여류본인방전 4연패 기록을 가지고 있는 강자다. 하지만 첫 번째 대국은 한국과 계가 룰이 다른 중국 룰을 따르고 덤이 7집 반으로 적용돼 최정의 반집패로 끝이 났다. 이어진 일본과 중국의 대결에서는 중국 왕천싱이 일찌감치 중반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중국이 앞선 가운데 다시 한국과의 대결이 이뤄졌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바둑계의 요정’으로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이슬아가 출전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슬아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왕천싱에 패배를 당해 중국의 연승이 이어졌다. 무카이 치아키, 한국의 박지연, 야시로 구미코마저 패해 중국은 파죽의 5연승을 차지했다. 최근 중국의 강세로 승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일방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1차전 마지막 대국이 펼쳐진 7일에는 김혜민이 출격했다. 항상 상위랭커로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며 한국 여자기사들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지만 왕천싱의 기세는 무서웠다. 김혜민마저 큰 실수를 범하면서 1라운드는 중국의 6연승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선수는 중국 5명, 일본 2명, 한국 1명이다. 한국은 주장 박지은만 남았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주장에게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2차전은 4월 6일 중국 장쑤성 장옌에서 속개된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