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배터리 ‘친환경 진화’… 걸어다니면 자동으로 충전되고 소리를 전기로 바꾸는 셔츠 나와

입력 2012-02-08 19:02

등산 등 야외활동 시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면 난감할 때가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해 신체활동이나 옷의 정전기, 태양광 등을 이용한 다양한 배터리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미국 발명가인 아론 르미윅스(37)가 애팔래치아 산맥을 하이킹하면서 고안한 nPower PEG이 휴대용 배터리의 효시다. 그는 “등산 도중 들르는 마을마다 한 팩에 10∼12달러씩이나 주고 건전지를 샀지만 충분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걸을 때마다 나오는 운동에너지를 활용했다는 것. 허리띠 모양의 충전 장치와 원통형 충전지로 구성된 이 장비는 15분 정도 걸을 때 1분가량 통화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미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골 제로(Goal Zero)’사는 지난해 14인치(35.55㎝) 길이의 접이식 태양열 패널을 개발해 지금까지 20여만 대를 판매했다. 유엔의 한 관리는 항공기 여행 도중 딸의 아이팟 충전을 위해 창문에 이 패널을 붙이자 “오, 아빠. 지구를 살리시려고요?”라고 조크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오렌지’는 지난해 여름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음악소리가 내는 압력을 전기로 바꿀 수 있도록 압전소자를 티셔츠에 부착한 ‘소리 충전 티셔츠’를 소개했다. 오렌지 관계자는 사용 결과 클래식이나 재즈보다 댄스 음악에서 더 많은 전력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무릎을 접었다 펴는 등의 사소한 신체 움직임들도 충전 수단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조지아공대의 왕종린 교수는 옷의 주름 부분에 머리카락보다 1000분의 1 정도로 가는 아연 재질의 전선을 집어넣어 전력을 생산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