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프랑스에 질순 없다”… 美·佛 ‘호르무즈 군함 대열’에 덩달아 파견

입력 2012-02-07 19:15

미국이 이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해역에 보낸 군함 대열에 영국도 지난달 ‘덩달아’ 구축함을 파견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6일(현지시간) 영국은 애초 구축함 파견 계획이 없었지만 프랑스와의 ‘경쟁심리’에서 미국에 애원해 일을 성사시킨 것이라고 국방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영국의 군사적 가치가 적다고 봤다면서 이 같은 ‘사실 폭로’는 영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야기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영국 해군은 현재 구축함 HMS 아길을 미국의 항모 선단을 따라 걸프해역에 보낸 상태다. 프랑스 구축함은 이란이 봉쇄를 위협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됐다.

신문에 따르면 당초 영국 정부는 동맹국들의 참여가 필요 없다는 미국의 결론을 인정해 군함을 보내지 않으려 했다. 당시 미국 측 입장은 동맹국들을 참여시켜 봐야 군사적인 이점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에 자국 군함을 미국 선단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것.

소식통들은 필립 해먼드 국방장관이 프랑스가 군함을 보낸다면 영국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장관들도 군사적 중요성과 관계없이 참여해야 한다고 거들어 결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재가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프랑스도 하는데 영국이 따라 하지 않을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냉랭해진 미국과의 관계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