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모든 정치세력과 대화 용의”… 시리아 방문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서 밝혀

입력 2012-02-08 00:27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국내 모든 정치 세력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 유혈 사태 중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하일 프라드코프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함께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사드 대통령과 만난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폭력 중단 노력이 모든 정치 세력 간 대화와 병행돼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면서 “오늘 시리아 대통령으로부터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사드는 아직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야권 단체들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리아 지도부와 아주 유익한 회담을 했다”며 “우리는 아랍국가연맹(AL)의 구상에 근거한 조속한 위기 타결에 다각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리아 측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리아 대통령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든 모든 형태의 폭력을 중단시키는 과제에 전적으로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조만간 개헌안에 관한 국민투표 일정을 발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그는 소개했다.

한편 영국과 벨기에에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이날 시리아 정부의 유혈진압에 대한 항의표시로 시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걸프협력이사회(GCC)도 시리아 주재 자국 대사 소환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자국 주재 시리아대사까지 추방키로 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걸프 지역 6개국으로 구성됐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리비아에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한 것처럼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행동이 모든 상황에 적용돼선 안 된다”며 “시리아 사태는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으로 군사개입 가능성을 배제하고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미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내보였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