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기업들 ‘살아 남기’ 아우성… 동양, 골프장 등 매각 추진
입력 2012-02-07 19:04
웅진그룹이 알짜배기 주력사 웅진코웨이를 매물로 내놓을 정도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계 30위권 안팎의 기업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일부 기업 회사채는 시장에서 아예 외면받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전 인수합병(M&A)에 나섰다가 위기가 닥치면서 자금난에 빠진 일부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7일 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웅진그룹만이 아니다. 동양그룹은 주력사 중 하나인 동양생명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시멘트와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채가 1조6000억원에 달해 자본잠식 상태다. 골프장과 리조트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현재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사업인 전선사업 부진 외에 명지건설, 남양토건, 온세텔레콤 등 무리한 사업 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는 선운산골프장, 시흥 공장부지, 무주리조트 등 부동산을 줄줄이 팔았다. 최근에는 오너 일가가 보유지분 전량(20%가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으면서 금융권으로부터 5000억원을 긴급 수혈받아 일단 유동성 위기를 모면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해운·조선업계와 건설업계.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4926억원에 달해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상선도 지난해 366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STX팬오션도 소폭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한 STX는 해외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1조원가량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다.
두산건설과 SK건설 등은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윤영환 상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최근 미국 고용시장과 기업금융이 회복되는 등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것 같다”며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자산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섰고 절반 이상은 숙제를 한 것 같지만 사업구조조정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에 미진한 기업들은 여전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