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中산둥 파송… 그날의 초심 기억해야” 해외선교 100주년 기념 ‘2012 마닐라포럼’ 개막

입력 2012-02-07 22:49


한국교회의 아시아선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2012 마닐라포럼’이 6일부터 필리핀 마닐라 디스커버리 호텔에서 선교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대표회장 강승삼 목사)와 마닐라포럼(총대회장 소강석 목사) 주최로 9일까지 열릴 이번 포럼은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들의 선교 역사와 비전을 점검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포럼 자료는 한국어와 영어로 발간해 각 신학교와 세계 선교계에 배포된다.

첫날 기조발제는 올해 만 101세인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가 맡았다. 방 목사는 ‘주신복음, 받은복음’이란 주제의 메시지에서 “선교는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가 1912년 중국 산둥성으로 선교사를 파송한 지 10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며 “인격적인 만남을 우선할 때 성공적인 선교 활동이 된다. 미래의 선교방향은 전달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 ‘배우러 가자’, ‘물으러 가자’는 겸손함으로 선교 현장에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총대회장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는 ‘바벨탑에 갇혀있는 한국교회’라는 제하의 개회예배 설교에서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의 지탄까지 받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런 현상은 복음의 본질적인 목적보다 눈 앞의 욕심과 양적 부흥만을 챙기는 바벨탑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소 목사는 저녁 영성집회에서도 “선교 현장이 어찌 좋은 일만 있고 희망찬 일만 있겠느냐”며 “거부할 수 없는 소명의 부르심에 답하며 눈물을 흘렸던 첫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 욕망의 바벨탑을 과감하게 무너뜨리고 온전한 선교활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세계 복음의 동력은 유럽과 미국을 지나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은 과거 아시아 선교 100년의 족적을 정리하고 미래선교 100년을 준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삼 KWMA 대표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교회는 선교사파송 세계 2위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리된 자료하나 세계교회에 보고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시아선교 100주년을 맞아 우리의 선교역사를 잘 조명해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교회 앞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동진(조동진선교학연구소) 목사는 “세계 선교의 주체였던 서구 교회가 100여년 만에 세속적인 비기독교 사회로 전락한 모습을 통해 한국교회가 이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선교사들의 자성(自省)과 새 영성이 필요하다는 강사들의 강연에 참석자들은 공감의 뜻을 나타냈으며 꼼꼼히 메시지를 적는 등 호응도가 높았다. 행사에 참석한 이광원(성남 새롬교회) 목사는 “이번 포럼에서 한국선교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이외에도 차종순(호남신대) 총장, 김활영(GMS) 선교사 등 12명이 기조 발제에 나섰다. ‘10개 선교단체의 아시아선교역사와 미래’, ‘아시아 25개국에서의 한국교회선교역사와 미래’, ‘10개 교단의 아시아선교역사와 미래’ 등 3개 부문에서 총 50여명의 발표자가 나선다. 포럼은 국내·외 선교사 네트워크 형성, 아시아선교 정체성의 회복, 선교모델 개발, 아시아 선교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이 모색될 예정이다.

마닐라포럼은 한국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회복하고 세계복음화에 앞장서기 위해 임종웅 김관형 김낙근 등 필리핀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2009년 설립됐다(마닐라포럼준비위원회 manilaforum.org).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