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꾸밀때 자녀의견 존중하라… 새학년 자녀방 단장 이렇게
입력 2012-02-07 18:35
3월이면 새 학년이 시작된다. “올해는 공부 좀 해라.” 이렇게 윽박지르기보다는 “엄마랑 같이 공부방을 새롭게 꾸며 볼까” 하며 슬쩍 미끼를 던져보자. 공부방 예쁘게 단장해놓으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자녀 방을 꾸밀 때 꼭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 한샘 인테리어 서재자녀방팀 한상욱 대리는 “아이의 요구가 무엇인지 점검한 다음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자녀 의견을 존중해줄 것을 강조했다. 부모가 독단적으로 결정해 일방적으로 바꿔 놓으면 외려 자녀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스스로 방의 배치나 가구 선택에 참여해 수납 방법을 결정하게 하면 자기 공간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 관리 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구=아이들 방은 공부도 하고 잠도 자고 놀기도 하는 복합공간이지만, 부모들은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꾸미고 싶어 공부방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책걸상과 책장. 한 대리는 “초중학생 자녀라면 아이 성장에 맞춰 구성을 달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가구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책상은 이동성책상이 좋다. 부모나 학습지 교사 등이 지도할 때 책상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 의자는 성장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오래 쓸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의자는 앉았을 때 발이 바닥에 여유 있게 닿아 엉덩이 높이보다 무릎이 10∼15㎝ 올라오고, 책상은 의자에 앉아 팔을 자연스럽게 내렸을 때 팔꿈치보다 10∼15㎝ 높은 게 알맞다. 책상과 의자의 높낮이는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점검해 조정해주도록 한다. 책상 위의 유리는 조명이 반사되는 경우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깔지 않는 것이 좋다.
책걸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납가구. ‘엄마가 직접 꾸며주는 공부방 풍수인테리어’ 저자 이상인씨는 “공부방을 청결하게 만들어주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정돈을 제대로 하도록 하기 위해선 적절한 수납가구를 마련해줘야 한다. 아이의 성장과 복합적인 활동에 따라 용도를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단위형 조립가구가 유용하다.
◇조명=전체조명과 부분조명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체조명은 80∼150룩스 정도로 밝게 하고, 부분조명인 스탠드를 아주 밝은 500∼1000룩스 정도로 마련해준다. 스탠드는 책상 왼쪽 뒤에서 비춰지도록 설치해야 눈의 피로도 덜어주고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최근에는 밝기와 함께 색온도(K)까지 표시된 조명들이 나와 있다. 한 대리는 “6000∼7500K의 백색 조명은 수리나 과학 등 이성적 판단력을 요구하는 학습, 3500∼4800K의 주황색 조명은 국어 외국어 국사 윤리 등을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고생 자녀 방에는 커튼이 필수다. 자연광은 조절이 안 될 뿐 아니라 너무 밝거나 어두워 시력에 좋지 않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이용해 항상 일정한 밝기의 빛이 들어오도록 조절해준다.
◇색상=채도가 너무 높거나 튀는 색상은 학습과 휴식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씨는 “색상 배치로 자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거나 장점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부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이씨는 “녹색이나 연두색 톤으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되며, 빨강 노랑 등 너무 강렬한 색은 외려 방해가 된다”고 일러 준다.
자녀가 원색을 좋아한다면 빨간 쿠션, 노란 베개 등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교성이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파스텔 톤으로 꾸며주고, 창의력을 계발해주고 싶다면 밝고 화려한 색상의 가구를 마련해주라고 이씨는 말했다.
◇친환경 자재=자녀에게 아토피가 있다면 벽지 바닥재 가구 등을 친환경 제품으로 마련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인체에 무해한 물로 안료를 희석시킨 수성잉크벽지, 옥수수와 솔잎원액, 숯, 황토 등 천연성분을 활용한 친환경 벽지들이 많이 나와 있다.
LG하우시스 범승규 팀장은 “바닥재는 PVC 장판보다 마루바닥이 좋은데 시공할 때 어떤 접착제를 쓰는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화학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수성 접착제’를 사용하거나, 아예 접착제 없이 마루의 날과 홈을 끼우는 식으로 조립하는 ‘비접착 방식 제품’이 바람직하다. 비접착 방식 제품은 쉽게 뗄 수 있어 새집에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 마루 제품에도 옥수수나 숯, 맥반석, 옥, 황토 같은 천연 소재를 첨가한 것들이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