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강신호 교수, 제주 자생생물 2300여종 이용방법 알아냈다
입력 2012-02-07 19:13
“식물인 까마중은 열매와 줄기를 고름이 나는 종기부위에 사용했고, 동물인 두툽상어는 기름으로 등잔을 켜는 데, 균류 중 흰독큰갓버섯은 곤충퇴치용으로 쓰였다.”
세명대학교 강신호(사진) 교수는 지난해 4∼12월 국립생물자원관의 의뢰를 받아 제주도에서 ‘자생생물의 전통지식 조사·연구’ 사업을 주도했다. 강 교수는 “각 지역의 마을이장, 부녀회장, 노년층을 인터뷰해 해조류, 균류, 식물, 동물 등 자생생물 2300여종의 이용방법에 대한 전통지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라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제주도 내륙과 해안지역에서 오랫동안 구전된 산지식이다.
강 교수는 “제주도는 지역에 따라 문화 차이뿐 아니라 자생생물에 대한 쓰임새도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나리의 경우 서귀포 지역에서는 나물반찬으로 식용하는 반면 제주시 지역에서는 독버섯 등을 해독할 때 이용한다”고 말했다.
조사는 제주도내 마을 113곳, 전통시장 6곳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가 주로 사는 일본 쓰루하시 지역 시장 2곳도 조사했다. 강 교수는 “이들은 일본과의 지리적 격리로 제주도의 과거 전통지식과 문화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연구성과를 생물다양성협약 나고야의정서 채택에 대응하기 위해 생물유전자원 관련 전통지식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