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등 4개국 금융 유로 위기에 가장 취약”
입력 2012-02-07 19:10
한국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의 금융기관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 가운데 유로존 재정위기 악화 시 가장 취약하다고 국제신용평사사 무디스가 7일 경고했다.
무디스의 금융기관 담당 국장인 스티븐 롱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4개국 은행 시스템은 외국인 투자에 의존하고 있어 금융시장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경우 비용증가 위험이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경우 외화 예대율이 328%이며 국외자금조달 비율이 9%에 달해 재차입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롱 국장은 “이들 국가 금융시스템은 아시아·태평양의 다른 나라들보다도 유로존의 위기 악화 시 첫 번째 충격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기본 입장은 아태지역 은행의 건전성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지만 유로존 위기 시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고 좀 더 많은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은행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면밀히 점검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아태 지역 16개국을 평가한 것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은행은 유로존 위기에 가장 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대만 태국 몽골 캄보디아는 한국보다 양호한 ‘노출’ 범주로 분류됐다.
무디스는 아울러 1월 아시아 유동성 스트레스 지수(LSI)가 12.5%로 전월의 9.3%에 비해 3.2% 상승했다고 밝혀 아시아지역 기업들의 자금 흐름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로라 아크레스 무디스 부회장은 아시아 LSI가 상승한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전월대비로는 가장 큰 폭이라며 신용순환 주기 중 정점을 지났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LSI는 투기등급을 받은 기업(SGL) 가운데 유동성이 가장 낮은 등급인 SGL 4를 받은 기업의 비중을 뜻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SGL 등급을 받은 기업수는 지난해 12월 9개사에서 올 1월 12개사로 늘었다.
자금 사정 악화로 아시아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무디스가 1월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한 8개 기업 가운데 6개 기업이 부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1개 기업은 하향 검토대상에 지목됐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