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 공개토론회서 쏟아진 불만 직시하라

입력 2012-02-07 18:16

서울중앙지법이 6일 법원종합청사에서 가진 공개토론회는 사법부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패널로 참가한 인사 모두가 사법부를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으며, 사법피해자를 자처하는 일부 방청객들은 무대로 난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뿌리 깊은 전관예우와 ‘막말판사’로 상징되는 사법부의 신뢰 상실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최근 사법부의 신뢰위기는 법관들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예사로 하고, 비밀에 붙여져야 할 합의 과정을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버젓이 공개하는 일부 판사들의 일탈된 처신이 불신을 불러왔다. 유죄는 인정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할 선고를 내린 형사판결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법부에 비판적인 영화가 여기에 기름을 붓는 역할도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법관들이 재판 당사자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 신뢰추락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만이 사법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데 아무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이를 위해 민사 사건에서는 판사가 양 당사자 모두에게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하고 형사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사정을 최대한 경청해 승복률을 높여야 할 것이다. 특히 민사 사건에서는 원·피고 간 승부가 확실히 갈리는 판결 대신 화해나 조정 등을 통해 솔로몬과 같은 지혜로운 결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국민들의 행동지침을 종국적으로 정해주는 사법부가 신뢰를 잃을 경우 사회는 나침반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법원 판결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현상이 만연할 경우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져 일대 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법원은 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토론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한다. 법원 안팎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대법원도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자질이 떨어지는 판사들은 과감하게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조치 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