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일본 ‘제로잉 분쟁’ 끝… EU·日도 WTO 제소 않기로

입력 2012-02-07 19:10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무려 9년간 벌여온 이른바 ‘제로잉(zeroing·덤핑수입 구제조치) 분쟁’을 끝내는 데 합의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의 론 커크 대표는 성명을 통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은 일본, EU와 지난 2003년부터 끌어왔던 제로잉 분쟁을 끝내고 이 관행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과 EU도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한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

커크 대표는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제로잉이 WTO 규정에 부합한다는 점을 관철시키기 위한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로잉’이란 덤핑수입 구제조치를 뜻한다. 덤핑 마진을 계산할 때 수출가격이 수출국의 내수가격보다 낮을 경우에는 이 차이를 그대로 적용해 덤핑 마진을 ‘플러스’로 계산하지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을 때는 마진을 ‘마이너스’로 하지 않고 ‘제로’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수입국은 덤핑마진을 끌어올려 수출국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 제도를 적용할 경우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가 불리해지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WTO에 제소했다. EU는 2003년 WTO에 불공정 관행 여부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미국과 9년간 분쟁을 지속해왔다.

한국은 지난 2009년 11월 한국산 스테인리스 철강제품과 다이아몬드 절삭공구 등에 대해 제로잉을 적용, 부당한 관세를 부과했다며 WTO에 제소해 승소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철강판재류와 관련해 또다시 제소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