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비리 금감원 8명·국세청 4명 등 38명 추가적발… 합동수사단 2차 수사결과 발표

입력 2012-02-07 18:56


#사례1. 이황희(53) 고양종합터미널사장은 2005년∼2011년 72개의 차주를 동원해 에이스저축은행으로부터 6917억여원가량을 대출받았다. 이 가운데 루이비통 가방 등 사치품 구입에 30억원, 벤틀리 고급차량 구입에 3억원, 강남 룸살롱 유흥비로 44억원, 미국 부동산 구입에 162억원, 자신이 운영하는 유흥업소 ‘레드루팡’ 투자비 89억원 등 926억원 상당을 개인적으로 써버렸다.

#사례2. 신모(52) 전 금융감독원 수석검사역은 차주의 불법대출 사실을 눈감아주고 검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신이 담당하는 저축은행마다 뇌물을 받았다. 뇌물 형태도 다양해 자신이 입주할 예정인 빌라의 인테리어 공사 및 가구, 가전제품 설치 등에 6500만원을 대납하게 하고 2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손목시계 1개, 고가의 명품 ‘아르마니’ 양복, 전원주택부지, 금송(金松) 등을 받았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지난해 11월 30일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1차 수사결과 발표 이후 2개월여 수사를 벌여 금융감독원, 국세청, 정·관계 인사 등 38명을 추가로 적발해 33명(16명 구속, 17명 불구속)을 기소하고 5명은 구속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1차 수사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대주주 등의 불법·부당 대출 규명에 주력했다면 2차 수사는 저축은행 경영진의 정·관계 로비를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저축은행의 각종 불법행위를 묵인한 대가로 거액을 받은 금감원 직원 8명(6명 구속)이 입건됐고 세무 관련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국세청 직원 4명도 구속기소됐다.

대통령 친·인척,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정·관계 유력 인사의 금품수수 사실도 잇따라 적발됐다.

검찰 조사 결과 정권실세인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의 박배수(47·구속기소) 전 보좌관은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에게서 저축은행 검사를 완화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6차례 1억5000만원을 챙겼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73·구속기소) KT&G복지재단 이사장도 유 회장에게서 지인들의 인사 청탁 대가로 4억2000만원을 받았다. 정윤재(49·구속기소) 전 청와대 비서관은 파랑새저축은행 조용문(54) 회장에게서 공적자금 지원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수수했다.

합수단은 1차 발표 이후 1조1078억원 규모의 불법대출 사실을 추가로 규명하고, 68억원 상당의 책임·은닉 재산을 더 발견해 예금보험공사에 보전 처분토록 통보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