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無常’ 5타 뒤집혀 눈물 8타 뒤집고 환호… 스탠리, PGA 첫 우승
입력 2012-02-06 19:18
미국 프로골퍼 카일 스탠리(25)는 지난 한 주 동안 지옥과 천당을 모두 경험했다. 일주일 전 생애 첫 승을 눈앞에 두고 골프 역사에 남을 대역전패를 당하더니 한 주 만에 꼭 같이 되갚고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준우승 두 번이 최고성적이던 스탠리는 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대역전극을 썼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8타 뒤진 공동 5위에 머물렀던 스탠리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으며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스탠리는 작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에게 역전패한 1주 뒤 우승한 데이비드 톰스(미국) 처럼 연장전에서 패한 직후 PGA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로 남게 됐다.
반면 3라운드까지 6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이날 4타를 잃은 스펜서 레빈(미국)은 13언더파로 3위로 미끌어지며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불과 일주일전 스탠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5타 차 선두에 올라 우승을 예약하다시피 했다. 4라운드 초반에는 2타를 더 벌렸고 18번 홀(파5)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3타 리드를 지켰지만 막판 방심이 화를 불렀다.
더블보기만 해도 생애 첫 승을 올릴 수 있었던 스탠리는 세 번째 샷을 물에 빠트렸고 결국 1.6m 거리에서 시도한 더블보기 퍼트마저 실패,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와의 연장전에서 패하고 말았다.
“당시 패배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스탠리는 동병상련을 앓는 레빈에게 “매우 좋은 선수인데 안타깝다”는 말로 위로를 전했다.
한편 이날 6언더파 65타를 친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버바 왓슨(미국) 등과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 3위로 출발했던 재미교포 존 허(22)는 1타를 잃어 공동 12위(9언더파 275타)로 떨어졌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