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경제력 집중 심화… 전체 상장사 대비 매출 비중 4년새 6%P 높아져

입력 2012-02-06 21:3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대 그룹의 경제력 집중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제조업) 상위 10대 그룹(한국전력 제외) 상장사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470조8233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900조8114억원의 52.27%를 기록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매출 비중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생 이전인 2007년의 46.41%에 비해 6%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2008년에는 47.18%, 2009년 49.99%, 2010년 51.86% 등으로 꾸준히 커졌다.

경제력 집중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매출 비중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쏠림이 심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경제개혁연구소가 2000∼2010년 1만7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대기업 6.84%, 중소기업 4.84%였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순이익률은 대기업 4.74%, 중소기업 2.40% 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소기업보다 크게 높다는 의미다.

재벌닷컴은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 계열 90개 상장사의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이 647조94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1226조6000억원의 52.83%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07년 말 10대 그룹 비중 40.75%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10대 그룹의 시가총액 비중은 2008년 말 44.87%에서 2009년 말 46.59%, 2010년 말 51.90%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확대됐다.

이러한 경제력 집중은 시장 규모가 큰 산업의 독과점 심화와 계열사나 관계사와의 공공연한 내부거래, 담합을 통한 가격인상에 의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09년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통해 정유, 자동차, 전자 등 시장규모가 큰 산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의 독과점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