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알짜기업 코웨이 매각 추진 왜?… 그룹측 “태양광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 포석”
입력 2012-02-06 21:27
웅진그룹이 알짜배기 주력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한다. 웅진 측은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고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극동건설과 저축은행 등을 잘못 인수해 그룹 전체가 ‘승자의 저주’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웅진그룹은 6일 “대대적인 사업구조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웅진코웨이를 외부에 매각하기로 했다”며 “이 자금을 활용해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동시에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웅진은 웅진코웨이 자회사인 웅진케미칼 및 화장품 사업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 일괄 공개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분야 1위 가전업체로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 6조1000억원 중 27%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 계열사다. 정수기 렌털 고객 수 330만명, 렌털 제품 수는 545만개에 달하며 지난해 매출액은 1조7000억원, 영업이익률 14%를 예상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웅진그룹에 1조원가량의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웅진은 이런 알짜배기 기업을 매각하는 것은 미래 성장동력사업인 태양광 사업에 승부를 걸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업체들이 적자를 내는 것과 달리 지난해 웅진의 태양광 사업은 전년보다 3배가량 성장한 5000억원 매출과 100억원 이상의 세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한 투자를 늘려 세계 3위 태양광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게 웅진의 전략이다.
웅진은 또 웅진코웨이 매각 이유로 2007년 극동건설 인수에 따른 그룹 재무건전성 악화를 꼽았다. 극동건설을 인수한 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고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이 웅진 측의 설명이다.
웅진 관계자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극동건설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차입금을 대폭 축소해 웅진그룹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극동건설을 인수하고 2010년 서울저축은행과 늘푸른저축은행을 사들이면서 그룹의 자금난이 심각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극동건설에는 윤석금 회장의 사재와 계열사들의 지급보증액,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모두 9000여억원이 지원됐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인수 과정에서 7400억원을 차입했고,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건설사업 관련 지급보증금액이 3300억원에 달한다. 서울저축은행도 부실덩어리로 전락했다. 그러나 그룹 측은 “지난해 극동건설은 전년 대비 수주액이 2배가량 증가한 1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세종시 아파트 100% 분양 등 최근 사업성과가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며 이 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