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중국 민주화’ 설전… 매케인 의원 “아랍의 봄 온다”-장즈쥔 부부장 “내정간섭” 반박
입력 2012-02-06 18:49
중국에도 ‘아랍의 봄’이 과연 올 것인가.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과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5일(현지시간) 이 문제를 놓고 뮌헨 안보콘퍼런스에서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주재한 이 회의에는 각국 고위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매케인 의원은 패널 토론에서 티베트에서 분신자살한 사람 수를 꼽으면서 “중국에도 아랍의 봄이 오고 있다”고 장 부부장을 향해 말했다. 이에 장 부부장은 “아랍의 봄이 중국에도 오고 있다는 것은 환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장 부부장은 특히 “중국은 서아시아 또는 북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다르다”며 “중국의 국가 정책이나 통치 방식은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그들 국가와는 다른 정책을 펼쳐왔다”면서 “중국 정부가 70%가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으나 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매케인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탄압 때문에 티베트인들이 분신자살을 선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장 부부장은 매케인의 발언에 대해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반박했다. 특정 국가의 민감한 국내 문제를 놓고 이처럼 논란을 벌이는 경우는 아주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번 설전을 자세히 보도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는 두 사람 간 논쟁에 대해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고 표현했다. 인민해방군보(人民解放軍報)는 “서방의 썩은 사상의 침투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매케인 의원은 같은 날 러시아도 겨냥해 트위터에 “친애하는 블라드(블라디미르 푸틴을 지칭), 아랍의 봄이 이미 당신 주변까지 다가갔다”는 트윗을 날렸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