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안보현안에 ‘솔직 화법’… 패네타 ‘입’에 오바마는 곤혹

입력 2012-02-06 18:49

‘솔직한 패네타, 오바마에 두통을 주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의 기사 제목이다. 안보 현안과 관련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백악관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일 패네타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전투 임무가 2013년까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른 것이다. 관련국들은 느닷없는 발표에 깜짝 놀랐다.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이 시작되자마자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해명을 해야만 했다. 대통령과 국방장관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극구 부인했지만 백악관은 곤혹스러웠다.

지난해 12월에는 패네타 장관이 중동평화 문제를 언급하던 중 “이스라엘이 빌어먹을(damn)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표현했다. 지난주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정부가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확언을 했고, 이스라엘이 올봄에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더 힐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그가 종종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한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과 예산관리실장을 역임했고, 16년 동안 하원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직전에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내는 등 누구 못지않게 노련한 인물이다. 행정부 내에서는 그의 직설적인 언급에 비판도 나오지만, ‘정직하고 노련한 사람’으로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자산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