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닥터헬기’ 양혁준 교수 “단 1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언제라도 OK”
입력 2012-02-06 18:26
“닥터헬기 도입은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습니다. 닥터헬기 의료진이 해야 할 일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병원 닥터헬기 의료진을 이끌고 있는 양혁준 가천의대 교수(응급의학과 과장·사진)는 이처럼 닥터헬기의 목적이 ‘생명의 고귀함’에서 출발한다고 힘줘 말한다.
길병원이 하늘을 나는 작은 응급실인 닥터헬기를 운영한 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길병원 닥터헬기는 서해안, 영동, 중부고속도로 등에서 발생한 차량 전복사고나 인근 공장에서 기계 끼임 사고 등 중증외상환자와 인근 도서지역의 응급환자 발생 시 병원으로의 빠른 이송을 돕고 있다.
양 교수는 “닥터헬기 도입으로 이송 범위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응급 환자를 신속히 이동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닥터헬기 도입 이후 변화된 모습을 설명했다.
길병원 닥터헬기는 운영 초기보다 운항시간도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확대됐다. 운항거리도 기존에 반경 50㎞에서 7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현재는 소규모 헬기로 운영되지만 올해 3월까지 시범 운항을 거쳐 해양경찰청과 소방본부의 중형헬기를 활용한 응급 이송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물론 헬기라는 특성 탓에 운항 가능 거리여도 환자가 인계점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려 헬기가 뜨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람이나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아요.” 또 환자가 있는 곳까지 30분 이상 걸릴 경우 의료진이 도착해 환자를 이송한다 해도 치료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항하지 못한다고 양 교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분명한 한계는 있지만 의료진은 단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한다.
일단 닥터헬기가 출동하면 의료진은 환자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의 정보를 듣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 지 생각하면서 병상을 미리 배치하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논의한다.
무엇보다 119 상황실을 통해서만 닥터헬기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소방본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중증외상환자, 응급환자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양 교수는 “환자가 발생해 119가 출동하고 119에서 해볼 만큼 했는데도 어려워서 닥터헬기로 요청하면 그때는 늦는다”며 “119가 판단해서 위급한 환자라면 현장 도착과 동시에 헬기를 요청하고 1차 응급 치료를 해야 병원 의료진이 2차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날씨의 영향도 받고 야간에는 운영되지 못하는 등 헬기가 가진 한계는 있지만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응급환자 중 단 1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언제라도 환자가 있는 곳으로 날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