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사회 선도하는 길을 잃은 것은 교만 때문”… 한국실천신학회 정기발표회
입력 2012-02-06 18:20
“한국교회는 개 교회주의 구조 속에서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빠르게 찾아갔다. 감사하게도 한국교회는 현재의 침체된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사회봉사와 영성운동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실천신학회가 인천 카리스호텔에서 개최한 정기발표회에서 조성돈(사진)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사회 변동과 기독교’라는 주제발제에서 시대별 교회의 역할을 짚어보고 한국교회의 재도약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는 선교 120여년의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는데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사회의 요구와 기대에 올바르게 대응한 결과”라면서 “사회의 정신적 가치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개 교회 중심주의라는 특유의 교회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화기 교회는 한글보급에 앞장서고 개화촉진, 민주시민의 가치관 형성, 신분상승의 기회 마련, 민족주의적 주체성 확립에 이바지 하면서 유교문화에 근거한 사회구조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일제강점기에도 민족해방 세력으로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교회는 해방 후와 6·25전쟁의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중심역할을 했으며, 높은 교육수준을 갖춘 목회자들이 지역의 지도자적 위치를 감당했다”면서 “그러나 사회적 공신력에 근거된 목회는 이승만 정권의 부패로 순식간에 붕괴되고 말았으며, 장로 대통령이 만들어준 여건 속에서 교회는 목회자 상을 잃어버리고 정권을 위해 수고하는 자들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화시대 경제적 성장주의와 정치적 양극화, 사회적 도시화의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게 됐다”면서 “교회성장, 교회의식만을 갖다보니 개화기나 일제 강점기 때처럼 시대를 선도했던 역사·민족·사회의식을 잃어버리고 ‘사회’라는 목회지 마저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현상을 겪게 됐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이런 교회의 성장은 두 번째 장로 대통령 시대를 전후해 급격히 꺾이게 됐고 그 원인은 교만에 있다”면서 “종교를 거부하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한국교회는 또 다른 부흥을 향한 과도기의 상황을 삼기 위해선 사회봉사와 영성운동 등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빠르게 찾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