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英 여왕 즉위 60주년 “영국을 위해 새롭게 헌신할 것”

입력 2012-02-06 19:22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왕위 계승 서열 3위로 태어났다. 당시만 해도 그녀의 아버지가 왕이 되거나,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드물었다. 할아버지인 조지 5세 왕에게는 장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남 에드워드 8세가 즉위한 지 1년도 안 돼 이혼한 미국인 여성과 사랑에 빠져 왕위를 포기하자 차남인 조지 6세가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52년, 아버지 조지 6세가 갑자기 숨지면서 엘리자베스는 25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게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6일(현지시간)로 즉위 60년을 맞았다고 BBC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영국 군주로서 60년은 빅토리아 여왕의 64년(1837∼1901년)에 이어 두 번째 장수다. 현재 85세인 여왕은 2015년 9월이면 최장수 재위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60년 동안 영국 총리 12명이 바뀌었다. 미국 대통령은 12명이 교체됐고, 재위 중 여왕이 방문한 나라는 116개국에 이른다.

여왕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위 중 받은 “엄청난 지지와 격려에 감사한다”며 “영국을 위해 새롭게 헌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이아몬드 주빌리’로 불리는 즉위 60주년 기념행사는 여왕이 잉글랜드 동부 노퍽주(州)의 소도시 킹스린과 인근 학교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행사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의식, 절제된 형식으로 진행됐다. 손자 해리 왕자는 “학교를 직접 방문하기엔 매우 연로하신데도 60년 동안 여전히 이 일을 하고 계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여왕의 즉위 기간이 “대단했다”며 “여왕은 지혜와 지속성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런던타워와 하이드파크에서 축포가 발사됐고,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이트(www.thediamondjubilee.org)도 개설됐다. 주요행사는 6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집중적으로 열린다. 영국은 이 기간을 국경일로 선포했다.

여왕은 이 기간 중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경마대회 ‘엡섬더비’에 자신의 말을 출전시킨다. 왕실의 배를 타고 호위선 1000척과 함께 템스강을 따라 올라가는 수상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런던 시민 수백만 명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파티도 예정돼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