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고민… “총선 불출마 여부 주내 결론”
입력 2012-02-06 21:58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4·11 총선 불출마 여부에 대해 “이번 주 내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당 공천신청 마감일인 오는 10일까지 더 고민해보겠다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공천신청 첫날인 6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의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지역구민들이 다시 한번 각계 의견을 들어서 저에게 의견을 전달해 주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 출마도 모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들도 다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오찬을 함께한 당원들이 “여기(지역구)는 신경 쓰지 말고 큰일을 하시라” “우리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등의 의견을 전하자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불출마 여부를 검토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당의 비상상황에서 쇄신도 해야 하고 총선도 잘 치러야 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의 이 발언은 그동안 총선 불출마설에 대해 “그럴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그렇게 지역구를 바꾸진 않는다”고 강조한 것에 비하면 의미 있는 변화로 여겨진다.
박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복잡하고 절박하게 흘러가는 총·대선 정국 함수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박 위원장은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을 사로잡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식에 머물러 있다. 비대위가 인적 쇄신과 자발적 용퇴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까지 친박근혜계의 이해봉 의원만 유일하게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때문에 50% 이상 물갈이 명분을 살리기 위해 박 위원장 자신도 지역구 불출마 카드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 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기득권을 버리는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할지, 아예 이마저 포기할 것인지를 놓고도 비상한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비례대표 당선권 끝 순위로 배수진을 칠 경우 당선되면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다는 것이지만, 실패할 때는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