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야권 지원? 대선 직행?… 다시 시작한 ‘安의 고민’
입력 2012-02-06 21:59
‘안철수가 다시 정치 고민을 시작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기부재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모색하고 있고, 그 안에 정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굳이 저 같은 사람까지 그런(정치 참여) 고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확실히 다른 뉘앙스다.
그간 안 원장 주변에서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온 기부재단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정치 참여 문제를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제 재단이 성공적으로 발족한 이상, 안 원장이 진지하게 정치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정치권 내 성급한 쪽에서는 안 원장 발언이 4·11 총선에서의 야권 지원이나 대선 직행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면 총선 전에 안 원장이 고민을 끝내고 움직일 개연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이 총선 이후 활동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 원장이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람’ 박영숙씨를 재단이사장으로 영입한 것을 향후 정치 행보와 연결시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럼 안 원장의 고민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까. 짐작하기 위해서는 ‘안철수식(式) 고민’을 이해해야 한다. 멘토였던 법륜 평화재단이사장은 얼마 전 “안 원장은 사람들이 원하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과연 내가 이걸 행복하게 잘할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지인들이 안 원장에게 신당 창당을 비롯한 현실 정치 참여를 강력하게 권유할 때도 안 원장은 이 기준에 따라 ‘고민’했다고 한다. 당시 그가 끝까지 확답을 주지 않은 것은 ‘정치를 잘해서 행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고민의 끝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단 그를 둘러싼 정치 환경도 예전만 못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지율이 날마다 오르면서 야권에서 ‘안철수 구애’가 잦아든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