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지도자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

입력 2012-02-06 18:21


나는 연초에 안면마비를 당하고 너무나 황당했다. 연말, 연초 너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며 과로를 한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만약에 다리나 팔이 부러졌다면 목발을 짚고서라도 설교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면마비를 당하니까 몇 주 동안 설교를 할 수 없었다. 이럴 때 교인들이 “목사가 뭘 잘못해서 그런 일을 당하나”하면서 수군거릴 수 있다. 목사는 죽어라 목회를 해도 갑자기 그런 일을 당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우리 교인들은 목사님께서 우리 때문에 그렇게 되신 것이라면서 더 가슴 아프게 기도하면서 더 열심히 전도하고 더 많은 헌신을 했다.

그 뿐인가? 장로님들은 나를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목사님을 잘못 모시고 보필을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의 건강을 위해서 쓰라고 한 사람당 거액의 돈을 거두어서 오만 원 권 돈을 서류봉투로 몇 개를 가져왔다. 그리고 한의사 한 사람을 붙여 주면서 건강에 필요한 모든 약재와 보신제를 가지고 따뜻한 나라에서 몇 달 동안 쉬고 오라는 것이다. 만약에 내가 대답을 안 하면 안 일어나겠다며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장로님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도 울고 장로님들도 울었다.

장로님들께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목사님이 안 계시는 동안에 부교역자들과 함께 더 교회를 부흥시키고 더 굳건하게 다져놓겠습니다. 목사님이 건강해야 생명나무 신앙, 로드십, 신정주의도 꽃 필 수 있지 않습니까? 목사님의 건강이 우리 교회 재산이고 한국교회 재산입니다. 우리가 직장이나 사업장을 안 나가더라도 전도하고 심방하겠습니다.” 눈물 흘리는 장로님들 뒤에는 부교역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준 장로님들과 성도들이 너무나 감사하다. 물론 지금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빠르게 회복되어 설교를 잘하고 있다. 그 때 장로님들이 주신 돈은 하나님 앞에 다 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님들이 계속해서 과분한 사랑을 베풀어주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처럼 지도자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한국교회는 지도자가 조그마한 흠만 있으면 넘어뜨리려고 한다. 이것은 사탄의 장난이다. 지도자 한 사람이 넘어뜨리면 그 조직은 순식간에 와해되고 파괴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목회자가 이단 교리를 주장하거나 크나큰 범과사항이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평생을 섬겨온 목회자요, 지도자를 고소하고 고발할 수 있는가. 이것은 사탄이 기도한 전략에 넘어간 것이다. 교계도 마찬가지다. 나의 지도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의 지도력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제 지도자를 존중히 여기는 문화를 만들자. 그럴 때 분열과 파괴를 넘어 상생과 화합의 힘으로 더 위대한 부흥의 역사를 일으킬 수 있지 않겠는가.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