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한화… 주말 내내 관련 부서원 총동원 내부거래 투명성 강화안 발표

입력 2012-02-05 19:22

한국거래소가 지난 3일 횡령 및 배임사실을 공시한 한화에 대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는지 따져보기 위해 6일부터 주식 거래를 정지하겠다고 밝힌 뒤 한화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한화는 주말 내내 재무·기획·투자자관리(IR) 등 관련 부서원들을 총동원해 경영투명성 개선방안과 이행계획서를 작성하고 거래소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였다.

한화는 5일 발 빠르게 주주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다각적인 투명경영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한화는 내부거래위원회 운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승인을 담당하는 의사결정기구의 위원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고 자산, 유가증권, 자금거래에서도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대규모 내부거래제도 기준인 거래금액 50억원보다 엄격한 30억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한화는 오는 23일 있을 1심 판결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이 지난 2일 김승연 회장에 대해 횡령 및 배임혐의로 징역 9년,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지만 한화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공시내용 중 혐의에 관한 건은 지난해 1월 29일 검찰이 일방적으로 기소한 내용을 공시한 것으로 관련 피고인들은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다”며 “최종 법원 판결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2월 23일에 1심 판결선고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구형받은 다음 날인 3일은 김 회장의 만 60세 생일인 환갑이었다. 김 회장은 가족과 함께 간단히 식사를 하면서 조촐한 환갑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검찰에서 중형을 구형받은 만큼 회사 분위기가 상당히 침울하다”고 전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