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쏟아진 권력형비리… ‘일복’ 터진 서초동
입력 2012-02-05 19:18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의혹, 이국철 SLS그룹 회장 정권실세 로비, 내곡동 대통령 사저부지 매입의혹, 저축은행 구명 로비, CNK 주가조작 의혹사건….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은 최근 계속되는 정권말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수사와 재판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권력형 비리를 주로 수사하는 중앙지검 특수부와 선거사범 수사를 담당하는 공안부 검사들은 새로운 사건 수사하는 데도 일손이 모자랄 판에 기소한 사건 공판에 참석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검찰 관계자는 5일 “공안1부의 경우 수사와 재판이 동시에 진행돼 평검사 없이 부장검사만 홀로 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은 보좌관이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본인도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공천헌금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전당대회 돈 봉투 수사와 관련, 측근들이 대거 검찰조사를 받은 데 이어 본인도 조사를 앞두고 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 상임위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언론단체로부터 고발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과 관련, 조만간 검찰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재판부도 권력형 비리 관련 재판 일정이 즐비하다.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6일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 정권실세에게 그룹 구명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국철 SLS 회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형사2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7일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KT&G 복지재단 이사장과 신 전 차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잇따라 진행한다. 형사22부는 지난달 26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두우 전 청와대홍보수석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변호사업계에서도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특수를 맞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일반 변호사들은 한 달에 한 건도 수임 못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찬바람이 부는데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은 형사사건 수임이 늘어나는 등 대목을 맞았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