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美대학들, 외국 유학생에 덤터기”… 주요 주립대 2012년 신입생 5년전 비해 2배 이상 늘어

입력 2012-02-05 18:55

미국 대학들이 각 주정부의 재정난으로 줄어든 지원금을 외국학생들의 입학허가를 늘리는 방법으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일부 사립대는 별도의 수수료를 책정해 외국유학생들에게 덤터기를 씌우기까지 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워싱턴 일리노이 인디애나 아이오와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등 주립대학들의 올해 외국인 신입생 비율이 최소 10%로 5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컬럼비아, 보스턴,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 상위권에 드는 사립대학 신입생의 15%가량이 외국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이 앞다퉈 외국유학생의 입학 허가를 늘리려는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국제적인 대학 육성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근 3년간 각 주정부의 대학 예산 지원이 줄어들자 이를 메우기 위해 외국유학생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유학생들의 총 등록금은 210억 달러나 된다.

주립대학들에겐 외국인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이 해당 주에 거주하는 학생의 3배나 돼 ‘짭짤한’ 수입원이 아닐 수 없다.

외국신입생이 18%나 차지하는 워싱턴 주립대학의 경우 올 새 학기 선발에서 2007년보다 3배가량 늘어난 6000명 이상의 외국학생이 지원했으며 합격자는 지난해보다 35%나 늘어났다.

사립대학들의 경우도 미국인 학생들에게는 각종 장학금을 주지만 외국인 학생의 경우엔 이 같은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유학생 입학허가를 늘리고 있다. 특히 퍼듀대학의 경우 올해 1000달러의 별도 수수료까지 책정했으며 내년에는 이를 2배 인상할 계획이다. 일리노이 대학의 공과대에 입학하는 유학생들은 올해 2500달러의 수수료를 별도로 물어야 했다.

NYT는 워싱턴 주립대의 예를 들어 대학 측이 외국인 학생 수를 늘리자 해당 주 출신 학생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학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학생들에게는 중국 본토에서 대학입학시험인 SAT를 치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제출서류에 이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