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동] 이스라엘 광고 때문에… 불똥 맞은 삼성
입력 2012-02-05 18:49
삼성전자가 이스라엘 케이블TV 업체가 내보낸 이란 핵시설과 관련한 광고에 자사 태블릿PC가 등장했다는 이유로 이란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예루살렘 포스트와 AFP통신에 따르면 아살란 팟히포르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국영 프레스TV에 출연 이스라엘 케이블 업체 HOT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 벌어진 폭발 사고 의혹을 희화화하고 전쟁 발언을 한 광고에 삼성 갤럭시가 등장했음을 지적하고 삼성의 모든 제품이 수입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의 광고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한 요원은 코미디 등장 배우들과 함께 이란 핵시설 근처 카페에 앉아 갤럭시탭을 자랑한다. 이어 이들 중 한 명이 한 앱을 우연히 작동하자 원자로가 폭발한다. 이어 다른 한 명은 자신의 목에 내려앉는 벌레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아 하메네이”라고 외친다. 이란 최고지도자 이름과 같은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서는 딱정벌레의 속어다. 이 광고는 케이블TV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가입신청 시 갤럭시탭을 경품으로 주려고 제작됐다.
이란 의회의 제재 움직임에 삼성전자 측은 이날 AFP통신에 “삼성은 해당 광고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HOT 측이 우리도 모르는 상황에서 광고를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전 세계 모든 국민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