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동] 이스라엘-서방 움직임… EU “이란에 통신장비 판금”
입력 2012-02-05 18:48
이스라엘의 일간 하레츠는 2일(현지시간) 영문판 인터넷기사에서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에후드 바락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측의 잇따른 경고가 빈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바락은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몇 개월 안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나온 뒤에도 ‘조기 이란 핵시설 공격론’을 되풀이했다.
이 신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까지 이란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 ‘면역 지역’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버락 장관은 그 반대라고 분석했다. 바락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식 양당제도에 기반해 총리의 권한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수개월 안에 의회를 해산하고 선거를 치루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레츠는 바락 장관 등의 이란 공격설에 대한 비관론이 일리가 있지만, 이번엔 그 비관론이 큰 대가를 수반할 실수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론이 확산되자 반전 시위도 고개를 들고 있다.
500여명의 시위대와 평화주의자들은 4일 뉴욕에서 이란과의 전쟁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쟁 반대, 간섭 반대, 암살 반대’ 등의 현수막을 앞세우고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서 미 유엔대표부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윈스롭 대학에서도 미국의 대이란 전쟁 개입 반대 촛불시위가 열리는 등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를 승인한 유럽연합(EU)은 이란 정부에 대한 통신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새로운 제재를 모색하고 있다.
EU는 또 비밀 핵 프로그램 개발 등과 관련해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조치를 부과한 이란 인사를 현재 61명에서 더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