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직은 청지기… 명예욕·권력욕 있어선 안돼”
입력 2012-02-05 21:54
“제직이 바로 서면 한국교회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 대강당. 중견 목회자 모임인 미래목회포럼 주최 제26차 리바이벌 제직훈련 세미나에 참석한 250여명은 열심히 메모를 하거나 책자를 보며 강의를 듣고 있었다. 포럼 대표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의 ‘제직의 사명론’이라는 특강이 이어졌다.
정 목사는 한 참석자에게 갑자기 질문했다.
“왜 교회 직분을 맡았나요?”
참석자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눈치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교회 직분의 권리와 의무를 얘기할 수 있는 분 손들어 보세요.”
사람들이 주저하는 눈치를 보이자, 구석 켠 한 참석자가 “교회를 잘 섬기기 위해 직분을 맡았다”고 답했다.
정 목사는 이에 “새해가 되면 교회마다 제직(직분자)들이 넘쳐 나지만, 막상 제직이 되고나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게 한국교회의 현실”이라며 “제직은 교회를 섬기는 청지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지기란 주인의 재산을 맡아 주인의 지시대로 그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이며 성경에는 청지기에 관련한 교훈이 많다”며 “청지기가 개인생활이나 교회 생활에서 그 직책을 잘 감당하려면 청지기직에 대한 철저한 정신이 요구된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정신과 하나님의 요구에 대한 순종의 정신이며 또한 감사의 정신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는 ‘목사는 주인이고 장로와 교인들은 심부름꾼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제직은 모두 하나님과 교회의 봉사자일 뿐 명예나 권력욕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직의 직업과 능력에 따라 활동하도록 지원할 때 교회가 바로 세워진다고 했다. 그는 “교인의 재능이 무엇인가를 발견해 일을 맡겨 교회 안에서의 의무와 권리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예컨대, 은행원인 제직에게 회계 직분을 맡기면 교회 내에서 금전적인 문제가 생길 일이 없고 달란트(재능)를 드리면 하나님께서 들어 사용 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제직회 운영의 주의할 점으로 “제직들 사이에 융화가 되도록 힘써야한다”며 “제직회는 어느 회원이나 자유로이 의사를 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질서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에게 많은 직책을 맡기거나 오래 맡기지 말고 기능이나 재능이 부족해도 발전시켜 누구나 교회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 훈련돼야한다”고 조언했다.
교회 직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정 목사의 설명에 참석자들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꼼꼼히 강의를 받아 적는 참석자들의 눈빛에는 진정한 교회 모습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