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장성광업소 가스분출 많은 탄광… 18년새 4번째 사고
입력 2012-02-05 23:27
강원 태백시 장성동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구 안에서 지난 3일 밤 소규모 가스폭발로 광원 2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5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와 광업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사고는 3일 오후 8시쯤 갱구에서 수직 지하 975m 지점의 폭 4.4m, 높이 2.9m 막장에서 발생했다. 밀폐된 이 곳에서는 이날 오후 4시에 교대한 광부 등 8명이 무연탄 채탄과 운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장모(47·생산계장)씨는 “막장 순회(순찰) 중 ‘펑’ 소리가 나 달려가 보니 광원 여러 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나자 광업소 측은 15분 만에 자체 구조대원 4명을 갱내로 투입, 오후 8시40분쯤 광원 6명을 구조했다. 전문 광산구호대는 오후 9시20분에야 투입됐다. 폭발사고로 매몰됐다가 3시간40여분 만에 발견된 유지원(54·기관차 운전원)씨와 조호연(56·채탄보조원)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장례는 5일 치러졌다. 다친 최병태(57·채탄원)씨 등 6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1명은 퇴원했다.
사고는 갱내 가연성 가스가 순간적으로 연소하면서 유독가스인 ‘후(後)가스’가 발생,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장성광업소 관계자는 “광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후가스’는 조금 흡입해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후가스’는 갱내 화재나 가스·탄진의 폭발이 있을 때 많은 양의 탄산가스와 일산화탄소 등이 혼합된 독성이 강한 가스다.
갱내 가스 분출이 많아 ‘갑종 탄광’으로 분류된 장성광업소가 사전 대응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경찰 등의 조사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 곳에서는 1994년 10월 6일 새벽 가스유출로 광원 10명, 1997년 10월 21일 가스폭발로 광원 6명, 1999년 10월 19일 가스누출로 광원 3명이 각각 숨진 바 있다.
광업소 측은 “가스 분출이 우려되는 5곳에 ‘가스 중앙 집중 감시장치’를 설치해 검측하고 있는데 최근엔 가스가 검측 되지 않았다”며 “채탄원 각자 휴대용 가스검침기를 가지고 있어도 순식간에 분출되는 가스를 검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용백 기자 yb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