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600년 역사도시 ‘한양도성’ 유네스코 사로잡을 속깊은 매력
입력 2012-02-05 18:23
서울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한양도성(서울성곽·사적 10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5년 한양도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내년에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전 잠정 목록에 포함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또 1년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
조선 건국 초기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기 위해 궁궐과 종묘를 먼저 지은 후 1395년 도성축조도감을 설치하고 한양을 방위하기 위해 성곽을 쌓도록 했다. 12만여명의 백성이 동원돼 돌과 흙으로 쌓은 성곽에는 흥인지문(동) 돈의문(서) 숭례문(남) 숙정문(북) 등 4대문과 홍화문(동북) 광희문(동남) 창의문(서북) 소덕문(서남) 등 4소문을 두었다.
1396년 축성이 완료된 뒤 세종(1422년)과 숙종(1704년) 때 수리를 거친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세계의 수도 성곽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총 18.6㎞ 가운데 12.3㎞ 구간이 원형 또는 복원된 형태로 보존돼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도시계획이라는 구실로 성문과 성벽을 무너뜨렸고, 해방 이후에는 6·25전쟁으로 인해 더욱 많이 파괴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갖추어야 한다. 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장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합작인 한양도성의 모습은 오랜 역사의 전통과 백성들 땀이 밴 민본사상의 결정체”라고 평가했다. 성곽이 자연친화적이고 국민적 참여 속에 축조됐다는 점에서 진정성과 보편적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다는 것이다.
등재 신청에 앞서 우선 과제는 18.6㎞ 전체를 도시의 공공영역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한양도성은 독창적인 한국 도성으로서의 위상과 형식을 갖추고, 조선시대 도성의 전통과 문명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런 가치를 최대한 살리되 일부 끊겨 있는 구간을 전통 구름다리 등으로 이어 시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공간이 된다면 세계유산 등재는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