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34세 장애인, 트위터로 세상과 소통… 절망 극복 스토리 트위터 친구가 영화로 만든다

입력 2012-02-03 19:05


“기계에 의지해 숨을 쉬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24시간 곁에 붙어있어야 하는 어머니에게 미안해서 해선 안 될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전신마비 장애인 홍성모(34)씨는 3일 제주시 노형동 자신의 집 침대에 누워 목에 인공호흡기를 낀 채 이같이 말했다.

홍씨는 2003년 해병대를 제대하고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추락해 사지마비와 호흡부전마비가 찾아오면서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삶을 시작했다.

5년간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2008년 집으로 돌아왔다.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한 채 정부지원금 60만원에 의지한 채 어머니와 단 둘이 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 아파트 임대료, 관리비 등으로 나간다. 인공호흡기는 1년마다 바꿔줘야 하는데 비용이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절망적인 삶이 이어졌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컴퓨터가 생겼고 트위터를 알게 되면서 마음은 긍정적으로 변하고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됐다. 안경테 가운데 붙은 조그만 레이저 마우스로 어렵게 트위터를 하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 열리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팔로어들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보내며 일상적인 대화도 나누고 자작시를 보내줬다.

그러던 어느 날 ‘트친(트위터 친구)’이 집으로 찾아왔다. 영화제작자와 신인배우였다. 이들은 홍씨를 주인공으로, 홍씨와 어머니의 사연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영화제작사 위메이크필름 관계자는 “원래 다른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었는데 트위터를 통해 홍씨의 사연을 보고 계획을 모두 수정했다”며 “‘홍성모’로 주인공 이름을 정해 ‘얼음꽃’이란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고, 홍성모씨와 어머니 신숙희씨의 사연을 모티브로 한 ‘엄마는 슈퍼스타’(가제)라는 영화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쿠키뉴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