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망명 가능성 솔솔… “서방·아랍국 논의 시작”
입력 2012-02-03 18:55
시리아 정부의 혹독한 탄압에 맞서 국민들의 저항 강도가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일부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서방 소식통을 인용해 서방과 아랍 국가들이 알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2일 보도했다.
한 서방 정부소식통은 알아사드 퇴진이 임박했다는 실질적 징후는 아직 없다면서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알아사드 망명을 수용할 나라가 3곳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관리도 “알아사드가 시리아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면 받아줄 나라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망명 가능한 국가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거론되고 있다.
터키도 망명 허용을 검토할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압둘라 굴 대통령은 알아사드 일가가 망명 요청을 한다면 당연히 검토하겠다고 현지 매체의 질문에 답변했다.
유엔 감시기구인 유엔워치의 힐렐 노이어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알아사드에게 곧 필요해질 모스크바 망명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 망명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방 소식통들은 그러나 알아사드 망명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이끄는 주체가 서방 국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브루스 리델 연구원은 이와 관련, 알아사드가 스스로 퇴진해 망명하는 ‘정치적 해법’은 아랍 국가들이 원하는 방식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이런 방식으로 퇴진, 지난달 28일 부상 치료차 미국에 도착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