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가을총회 ‘깨끗한 선거’ 모범 보인다

입력 2012-02-02 21:00


“TV 모 고발프로그램에서 금년 한국교회의 가을총회를 주목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금권선거 때문입니다. 교단설립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올해 이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국교회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것입니다.”(이종만 예장 통합 평북노회장)

지난 31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박위근 목사) 노회장단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금권선거를 차단하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계가 모범을 보이지 못한다면 벼랑 끝까지 몰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처럼 예장 통합에선 오는 9월 총회를 앞두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총회 장기발전연구위원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총회의 주요 과제로 선거문화를 꼽았다. 참석자들은 “가톨릭의 교황선출 방식이나 제비뽑기 방식 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총대뿐만 아니라 장로·목사 등 노회원 전체가 모바일 투표를 하거나 권역별로 지역 대의원만 투표하는 방법, 후보 단일화 등을 고려해보자”는 주장을 내놨다.

장기발전연구위원장 고시영(서울 부활교회) 목사는 “총회가 당면한 위기는 저성장과 헌금감소, 목사 장로 간 갈등에서 비롯되는 데 금권선거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교회가 일반 사회단체도 아닌 신앙공동체인데 도덕적인 우월성을 가지기 위해선 후보자들이 식사대접 하는 것조차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교단에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자 총회 선거관리위원회도 오는 9월 개최되는 선거를 강력하게 단속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선관위는 최근 회의를 열고 “정계와 종교계 등 사회 전반에 금권선거를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만큼 부정선거 단속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위근 총회장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개혁의 핵심도 바로 이것”이라며 “교단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사회에 말할 것이 없다. 한기총 개혁을 하는 우리 교단도 깨끗한 선거를 위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강력하게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장 통합은 총회 임원선거 조례에 따라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순번제로 후보를 내고 있다. 97회 총회 목사 부총회장 후보는 서울강남(서울 강남지역,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 나올 수 있으며, 장로 부총회장 후보는 서부지역(전북, 전남, 광주, 제주도)에서 나온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