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 이름 ‘새누리당’ 확정… “국민의 염원 상징” vs “최악의 당명” 반응 엇갈려
입력 2012-02-02 21:46
한나라당의 새 당명이 새누리당으로 정해졌다. 당초 발표 일정을 이틀이나 연기하며 고심 끝에 결정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등에서 “최악의 당명”이라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새 당명을 발표하면서 “새 이름에 걸맞게 진정으로 새로운 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하자”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이 “마음에 드느냐”고 묻자 박 위원장은 “네”라고 대답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새로움의 ‘새’와 나라의 또 다른 우리말이면서 나라보다 더 큰 의미인 ‘누리’가 합쳐진 것”이라며 “국민 염원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한민국, 갈등을 넘어 국민이 화합하고 하나 되는 새 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국민공모를 실시해 총 9211건(복수응모 포함 시 1만 건 이상)의 응모작을 접수했으며 전문가 분석과 당내 의견수렴을 거쳐 새희망한국당, 한국민당, 새누리당 등 3개로 압축한 뒤 최종 결정했다. 비대위는 새누리당에 어울리는 로고와 색깔 변경 문제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새 당명에 대해서는 환영과 비판 의견이 엇갈렸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이름으로 내용까지 혁신해 희망을 주는 새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성동 의원은 “이름 바꾼 건 심기일전의 의미”라고 말했고 김정권 의원은 “환골탈태, 새누리당에 담아야 할 국민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인사들 가운데는 새 당명을 탐탁지 않다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한 비대위원은 “처음엔 전원이 거의 만장일치로 반대했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 회의에서 강아지 이름 같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털어놨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전문가적 입장”이라며 당명 개정 설명을 하자 어떤 참석자는 “그럼 나도 전문가다. 이런 결정이 당을 이리 만들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총선 예비후보들은 “뒤늦게 당 이름을 개명해 홍보물을 전부 바꿔야 하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별로”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당가(黨歌)는 새타령”이라고 비아냥댔다. 가사 싸이의 노래 ‘나 완전히 새 됐어’란 가사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있었다. ‘누리’가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메뚜기란 뜻도 있다며 “새메뚜기당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네티즌은 “이념이 뭔지 알아볼 수가 없다. 진보냐 보수냐. 통합진보당이 훨씬 쉽네”라고 꼬집었고 “새누리를 풀어보면 신세계란 뜻인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실세냐”는 글도 있었다. 보수논객 조갑제씨는 “유치원 이름으로는 괜찮다”고 냉소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미래희망연대와 합당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을 계기로 큰 틀에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모든 분들이 힘을 모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