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덮친 살인적 한파] 연일 강추위… 교통편 멈추고 수도관 터지고 시민들 발만 ‘凍凍’
입력 2012-02-02 19:08
전국에 강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한파 속에 곳곳에서 사고도 속출했다. 수도계량기가 얼어 터져 신고가 빗발쳤고, 서울과 경기도 등지의 초등학교는 개학일을 연기하거나 임시 휴교했다. 전력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강추위 기승= 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1도를 기록했다. 체감온도는 영하 22.9도까지 떨어졌다. 2월 기온으로는 1957년 2월 11일(영하 17.3도) 이후 55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86년 1월 5일 영하 19.2도로 가장 낮았다. 강원도 철원도 아침 최저기온 영하 24.6도로 88년 기상관측 이래 24년 만에 2월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대구 영하 12.4도, 전북 전주와 울산 영하 11.6도 등 남부지방에서도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갔다.
강추위는 지구 북반구의 찬 공기 소용돌이(제트기류)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인 북극진동지수(AOI)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북극 상공에는 제트기류가 돌고 있다. 이는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지 못하도록 가두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달 21일부터 AOI가 약해지면서 제트기류의 회전력이 둔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고 있다.
기상청은 3일 오후부터 기온이 점차 오르기 시작해 입춘인 4일에 평년기온을 회복하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북극의 찬 공기로 이달 말까지 몇 차례 더 한파가 몰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각종 사고 속출, 초등학교는 임시휴교=혹한에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수도관 동파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는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1153건 접수됐다. 지방의 동파신고를 합치면 2500건이 넘는다. 충남과 대전 일대에서는 고갯길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면서 대전 안영동 장수마을 입구, 유성구 탑립육교, 충남 당진시 항곡리 등을 지나는 13개 구간 버스의 운행이 중단됐다. 제주국제공항은 오전 7시 김포행 대한항공 KE1200편이 결항하는 등 항공기 10편이 뜨거나 내리지 못했고, 9편이 지연 운항했다. 강원도에서는 수도관로 동파로 소방관들이 마을 7곳에 식수와 생활용수 37.6t을 공급하느라 진땀을 뺐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593곳 중 54곳(9.1%)이 임시휴교를 결정했다. 140곳은 단축 수업을 실시했다. 유치원 937곳 중에서 66곳이 하루를 쉬었다. 경기도는 초등학교 3곳이 개학일을 하루 연기했다.
◇전력수요 최고치 기록=오전 10시 전력수요는 7331만㎾로 기존 최고치인 지난해 1월 17일의 7314만㎾보다 17만㎾ 초과했다고 지식경제부가 전했다. 오전 10시 현재 예비전력과 예비율은 620만㎾, 8.5%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기존 최대 전력수요를 넘겼지만 전력 수요관리를 통해 예비전력을 500만㎾이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당국은 대체로 400만㎾ 예비전력을 완충범위로 본다.
사전계약을 맺은 대규모 사업장 320곳이 조업일정 조정 등 긴급감축을 추진해 예비전력 100만㎾를 확보하고 피크시간 동안 업체 1만4000곳의 공장과 사무실에서 전년 전력사용량 대비 10%를 줄여 예비전력 300만㎾를 보강할 것이라고 지경부는 전했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