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특수교육과 합격 41세 시각장애인 박동해씨 “장애인들에 꿈 심어주는 교사 되고 싶어”
입력 2012-02-02 19:26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을 하게 돼 설렙니다. 도전정신과 강한 의지가 있으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장애인들에게 알려 희망의 씨앗을 전달해줄 수 있는 특수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조선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하는 박동해(41)씨는 중 3때 교통사고로 눈을 다쳐 수술을 아홉 번 받았으나 결국 실명한 중도장애인이다.
서울 출신인 그는 “사춘기 때 교통사고를 당해 방황도 많이 하고 심지어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서울맹학교에 진학해 나보다 훨씬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의 손과 발이 돼주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1990년 서울맹학교에 입학해 직업교육으로 안마와 침술을 배웠다. 한의사였던 외할아버지의 가업을 잇고자 하는 마음에서 침구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1997년 일본에 유학했다. 이후 3년 만에 일본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침사·안마·마사지·지압사 등의 자격면허를 땄다. 다시 2년간 동양의학에 대한 공부를 했다. 일본어도 문부과학성 주관 일본어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했다.
그는 2002년 귀국해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며 사이버강좌를 통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특수교사가 돼 전문적 기술과 학문체계를 통해 후배들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일본어나 영어를 복수전공해서 일반학교 교사에도 도전해볼 계획도 세웠다.
박씨는 “자살까지 결심했던 내가 당당하게 교단에 서는 것 자체가 다른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며 “일본어 실력을 살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같은 국제행사 때 광주를 알리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