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로마 순례기… ‘순례자의 시간’

입력 2012-02-02 18:52


순례자의 시간 / 글 김지환·사진 전화식 (고즈윈·1만3800원)

도시 전체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껴안고 있는 로마. 그곳은 그리스도인을 가장 극심하게 박해한 곳이자 그리스도를 공인한 곳이다.

이곳에 있는 4개의 성당.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사도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 베드로 대성전, 한여름 눈 쌓인 에스퀼리노 언덕에 지었다는 성모 마리아 대성전, 교황좌가 자리한 명실상부 최고 바실리카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전, 순수한 열정으로 불꽃같이 살다간 바오로 사도를 기리는 성 바오로 대성전.

사는 일이 황량한 사막을 건너는 것처럼 막막해진 저자는 배낭을 들쳐 메고 이들 성당을 찾아 나섰다. 이들 대성전은 마음의 평화를 일깨웠고(베드로), 빈약한 의지를 꼬집었고(바오로), 겸손하라고 했으며(마리아), 어떤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따라야 하는지 알려줬다(요한).

전 세계 나라의 절반 이상을 누비며 분쟁과 오지, 자연을 취재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저자에게 마음의 평안을 안긴 성당 순례를 고스란히 뷰파인더에 담았다. 덕분에 순례자들의 존경을 담은 입맞춤 때문에 닳아진 성 베드로 청동상의 오른발도 지척에서 볼 수 있다. 수필가.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