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드라마와 원작소설의 다른점은

입력 2012-02-02 18:35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소설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소설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쓴 정은궐 작가의 작품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60만권, ‘해를 품은 달’은 30만권이 팔려나가면서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기도 했으나 그는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아 나이와 성별도 불분명한 상태다.

드라마가 중반에 이르면서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작가의 신분 못지않게 원작소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원작소설과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이훤이 연우의 얼굴을 아느냐 여부다. 드라마에서는 이훤이 세자 시절 궁에서 우연히 연우을 만나고, 연우가 세자빈에 간택된 후에도 함께 즉석공연을 관람한다.

반면 원작소설에서는 이훤과 연우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서찰로만 마음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이훤은 무당이 된 연우와 마주하고 앉아도 그의 정체를 알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만 이훤은 서찰을 통해 느낀 연우의 지성미와 고운 심성, 지혜의 체취를 우연히 만난 무당에게서도 느끼기 시작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또 소설에서는 연우가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이훤의 뜻을 한사코 거부하며 물러서지만, 드라마에서는 이훤이 ‘월’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자 기꺼운 마음으로 받는다. 드라마에서는 연우가 과거 먹은 약의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으로 그려진다. 이 때문에 연우는 어린 시절 본 이훤은 물론이고 이훤의 형 양명군과 마주하고도 상대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소설 속 연우는 꿈에도 그리던 이훤의 액받이 무녀로 들어가 왕의 곁을 지키게 됐지만 살아남은 자들에게 또 다른 슬픔이 밀려들까 두려워 왕에게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드라마에서는 연우가 관상감들에게 납치당해 궁궐로 들어와 얼결에 액받이 무녀가 된다. 하지만 기억이 없는 속에서도 연우는 이훤 앞에서 알 수 없는 애틋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원작에서 성수청 무당인 국무는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노회하고 날카로운 인물로 나온다. 국무는 세자빈 암살 역모에도 성수청의 이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훨씬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원작이 옛 경전과 시를 적극 활용해 인물들의 감정 흐름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에피소드를 많이 추가해 대중성을 높였다.

소설의 결말은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한 중전은 자결로 생을 마감하고 이훤과 연우가 극적으로 해후하는 것으로 해피엔딩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긴박하게 전개되는 드라마는 과연 어떤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지 두고 볼 일이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