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감자 재배기술, 아프리카에 뿌리내렸다… 농촌진흥청 연구센터, 2007년부터 알제리 지원사업 결실

입력 2012-02-01 22:01


척박한 아프리카 알제리 땅에 우리 고유의 씨감자 기술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렸다. 열악한 풍토와 행정시스템의 악전고투를 뚫고 들어간 한국형 씨감자 재배기술은 이제 다른 아프리카 국가 및 남미 지역에서도 손짓이 오면서 국가 간 우호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기술의 본산은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센터. 조현묵(55) 센터장은 “1998년 세계 최초로 기존 땅이 아닌 깨끗한 물속에서 각종 질병이 없는 씨감자를 생산했다”고 소개했다.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우리 기술의 개가였다. 이후 이역만리 아프리카에 씨감자 생산기술이 건너가게 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중 알제리 측의 요청을 받으면서부터다. 농촌진흥청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알제리에 씨감자 생산기지를 건설해 조직배양과 수경재배 등 씨감자 생산 핵심기술을 지원했다.

조 센터장은 그러나 기술이전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알제리 풍토상 수질이 좋지 않아 씨감자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수질을 재배 적합한 시스템을 통해 조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열악한 행정시스템도 연구진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각종 도난, 업무상 뒷돈 요구 등의 관행 등이 심심찮게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진의 노력은 악전고투 속에 빛났다. 1년에 5∼6개월을 상주하는 진지함과 밤을 새우며 연구에 몰두하는 헌신에 알제리 측은 감동했다.

결국 알제리에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9만4000개의 씨감자를 생산, 아프리카 사막기후에서도 씨감자 생산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농진청은 알제리의 요청에 따라 2014년까지 2단계 ‘알제리 씨감자 기술지원 실용화 사업’을 추진, 병해충·바이러스 검정기술, 수확 후 저장관리 기술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