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가계대출 사상 첫 10조 돌파

입력 2012-02-01 19:03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해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10조원을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09년 10월까지만 해도 7조원에 못 미쳤지만 2년여 만에 3조원 넘게 늘었다. 특히 2009년 9월 0.5%에 불과했던 증가율이 지난해 7월 31.7%로 급등한 뒤 매월 30% 안팎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1000조원으로 추정되는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밖에 안 되지만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긴장하는 이유는 주요 고객이 저신용자로 부실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소액 신용대출 비중이 2010년 말 45%에서 지난해 말 60%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의 고정이하 여신비율(부실대출 비율)은 같은 기간 10%에서 20%로 상승했다.

한 금융전문가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 중엔 채무불이행 위험성이 높은 저신용자이면서 다중채무자가 많다”며 “저축은행들의 연쇄부실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신용대출 영업을 확장한 몇몇 대형 저축은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에는 지난해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회사의 정상화 조치)가 유예된 곳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형 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