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매장’ 女앵커 일약 스타로… ‘레닌’을 ‘푸틴’으로 말실수

입력 2012-02-01 21:58

생방송 뉴스 진행 도중 말실수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매장을 언급했던 러시아 지방 방송사 여성 앵커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지역 방송사 ‘TVK’의 간판 여성 앵커 마리야 부흐투예바는 지난달 27일 생방송 뉴스 도중 “인터넷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을 매장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주의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을 말한다는 것이 실수로 이름이 같은 ‘블라디미르 푸틴’으로 발음해 버리는 대형 방송 사고를 낸 것. 부흐투예바는 재벌 기업인으로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미하일 프로호로프가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의 대리석묘 안에 방부 처리돼 있는 레닌의 시신을 매장해야 한다고 제안한 뒤 인터넷상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려 했다.

게다가 “선거 정국이니 만큼 최근 들어 그러한(푸틴 매장) 구상이 나타난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TVK 방송사 측은 부흐투예바가 실수를 깨닫고 곧바로 정정멘트를 냈다며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에서는 그의 말실수가 오히려 반(反)푸틴 정서를 더욱 자극해 “마리야는 국민들의 목소리”라거나 “마리야, 당신은 모두 옳다”는 등 수천건의 격려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AFP 통신이 1일 보도했다.

문제의 생방송 장면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50여만건을 기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